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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지방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금,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논의가 또다시 표류하고 있다. 여·야는 지난달 말로 기한이 만료된 특위 3곳의 활동기한을 연장하면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 폐지를 다뤄온 정치쇄신특위 활동기한은 연장하지 않았다. 정치쇄신 특위를 대신해 입법권이 있는 정치개혁 특위를 만들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이마저도 국정감사 이후로 미뤄졌다.
국회 정치쇄신특위는 여론에 떠밀려 국회의원 겸직금지와 국회 폭력 처벌 강화 등 쇄신법안을 지난 6월 처리했지만, 정작 관심이 집중된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 정당공천 문제는 손도 대지 못했다. 민주당은 정당공천 폐지를 당론으로 정하고도 이를 추진하지 않았고, 새누리당은 당론조차 모으지 못한 상태다. 지방선거 일정과 민감한 정치현안을 감안하면 정당공천제 폐지는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기초단체장·의원의 정당공천 폐지가 지지부진한 것은 여·야 할 것 없이 이를 반기지 않기 때문이다. 여·야가 지난 대선에서 기초선거의 정당공천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반대하는 분위기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당론을 결정하지 못한 새누리당은 폐지를 반대하는 의견이 강하다. 지난 7월 민주당이 정당공천제 폐지를 논할 태스크포스 수준의 특위를 만들 것을 제안했지만 새누리당은 답을 내지 않았다. 정당공천 폐지를 당론으로 정한 민주당에서도 폐지 반대의견이 적지 않다.
여·야의 이런 미온적 입장이라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논의는 국회 정개특위가 만들어지더라도 속도를 낼 수 없다. 국정감사와 법안심사, 정치적 이슈에 밀려 이에 대한 논의가 내년 지방선거가 임박해서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럴 경우 공천제 폐지를 원치 않는 정당들이 시간을 핑계로 논의를 미루거나 졸속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정당공천제의 장점도 있기는 하다. 정치신인의 진출을 허용하고, 중앙-지방정치의 고리역할을 하는 것 등이다. 또 공천제 폐지에 따른 지방토호의 후보 난립 등은 우려되는 바다. 하지만 정당공천에 따른 폐해는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을 만큼 막대하다. 그래서 정치권에서 이를 논의하라는 것이다. 각종 선거 때마다 정치권이 약속하고 계속 이를 미루는 까닭이 무엇인가.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려는 꼼수 아닌가. <논설실>
/영남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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