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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공천제 폐지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원론적으로 정당공천제 폐지를 당론을 정했으나 구체적인 범위에 대해서는 아직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국민 눈치만 보고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일단 폐지하되 12년 동안 3회의 선거를 실시한 뒤 최종 결정하자는 조건부 당론만 내부 방침으로 정했을 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 여성 유권자를 의식해 정당공천제 폐지 조건으로 비례대표 의원 정수를 기초의회 의원 정수 3분의 1로 상향 조정하고 이 중 5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일찌감치 지난 7월 25일 전체 당원 투표를 거쳐 조건 없는 시군구 기초의원과 기초자치단체장 공천 폐지를 당론으로 확정했다.
민주당이 지난 7월 20~24일 선거인단 14만7천128명을 대상으로 '기초자치선거 정당공천 폐지안'에 대한 투표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7만6천370명(투표율 51.9%) 중 찬성 5만1천729명(67.7%), 반대 2만4천641명(32.3%)으로 정당 공천제 폐지를 찬성하는 당원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앞서 민주당은 최고위원회를 열어 정당공천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기초자치선거 정당공천제 찬반검토위원회의 폐지안을 채택하고 당원 전체 투표를 통해 당론을 최종 결정키로 했다
민주당도 정당공천제 폐지에 따른 보완책으로 지방의회 정원 20%를 여성으로 선출하는 여성명부제 도입과 기초선거 후보자가 당적과 지지정당을 표방할 수 있는 '정당표방제'를 제안했다.
여야 모두 정당공천제 폐지가 대세이지만 국회 입법이 지연되면서 반대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새누리당은 지난 8월 말까지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에 대해 결론을 짓겠다고 밝혔으나 국정원과 통합진보당 사건 등을 이유로 아직까지 정식 논의를 미루고 있다.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이 기초의원만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미 당론으로 정당공천제 폐지를 결정한 민주당내에서도 정당공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반론이 나오고 있다.
여야 합의가 늦어지자 일부 국회의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정당공천제가 폐지되면 인지도가 높은 현직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의 당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치 신인의 지방정치 진출이 어려워지고 후보 난립에 따른 로또선거 부작용 등이 우려된다며 폐지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여성계도 각 정당의 여성 할당제가 없어지면 여성의 입지가 더욱 줄어들 것이라며 정당공천제 폐지를 반대하고 있다. 법조계는 설상가상으로 위헌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다. 기초의회와 기초단체장 선거에 정당 참여를 금지하는 것은 복수정당제와 정당 민주주의를 보장하는 헌법과 상충되고 평등의 원리에도 위반된다는 주장이다.
분명한 것은 지난해 대선에서 여야 대통령 후보가 정당공천제를 공약으로 내건 이유는 정당공천제가 국회의원의 밀실 공천과 개인적인 공천을 합리화시키는 제도로 전락했다는 비판 여론 때문이다.
내년 지방선거 일정상 선거법 개정은 내년 2월 28일까지 통과시키면 된다. 하지만 여야가 신뢰를 얻으려면 정당공천제 폐지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 정당공천제 폐지는 지난해 대선에서 여야 대통령 후보가 국민과 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중부매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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