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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달웅 전 강릉시의원
2006년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정당공천제와 중선거구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전국 기초의원 모두가 의원직 사직서를 제출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6년 5월31일 지방선거는 결과적으로 지역 간의 선거 후유증으로 얼룩져 분열과 심각한 갈등을 낳고 말았다.
요즘 언론에서도 기초의원 공천 폐지를 요구하는 기고가 연일 실리고 있다. 유권자들도 정치성이 강한 광역단체장과 광역의원은 공천제가 필요하지만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은 정당공천이 필요 없고 기초의원 중선거구제도 소선거구제로 환원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특히 매번 선거에서 대다수 시·군 자치단체장과 의회를 특정 정당이 독점하는 결과를 초래했고 중선거구제로 인해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면지역은 의원을 몇 년간 배출하지 못해 허탈감에 빠지는 등 현 선거법에 대한 불신과 정치권에 대한 지탄의 목소리가 높다.
중선거구제 실시는 소선거구제의 단점인 사표를 방지하겠다는 뜻이 있지만 몇 개의 읍·면·동이 통합해 하나의 선거구를 구성, 좁은 지역 내에서 또다시 소지역주의를 심화시킬 소지가 잠재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정당공천제 또한 책임정치 구현, 지역 토호세력 의회 진출 방지라는 순기능도 있지만 후보 공천이 특정인의 선택에 의해 제한되고 중앙집권화가 심화되며 의회 내 원 구성 시 정당에서 낙점한 의원이 선출되는 등 역기능이 크다. 기초의원은 당리당략을 떠나 주민들과 약속한 공약을 차근차근 이행하면서 진정 시민의 복리 증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본연의 업무와 역할에 충실하면 된다.
우리나라 같은 정치 풍토에선 유능한 일꾼을 뽑는 것이 아니라 능력이 떨어지는 인물들도 정당공천이라는 미명하에 지방자치에 진출하는 나쁜 제도로 이용될 뿐이다. 자질이나 능력과 무관하게 특정 정당과 관계가 좋은 사람들이 후보로 공천받아 유권자의 올바른 검증도 없이 쉽게 당선돼 지방자치의 질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정당공천제는 유능한 신진 인사의 진입을 가로막는 나쁜 정책으로 작용하는 부정적인 면이 훨씬 큰 만큼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 중선거구는 유권자 인구 기준으로 선거구가 확정돼 넓은 면적에도 인구가 적은 농촌지역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되 여성의원의 정치권 진출을 위해 20%의 비례대표 의원 정수를 두고 여성만이 당선될 수 있는 별도의 법은 개정해야 할 것이다. 농촌 주민들은 다음 지방선거에선 소선거구제로 환원해 지역을 대표하는 지방의원이 선출되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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