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10월 재보궐 선거나,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기초단체장·의원에 대한 정당공천 폐지' 실현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홍 사무총장은 10일 저녁 서울 중구 동국대에서 열린 ‘동국대·윈컴 정치커뮤니케이션 고위과정’에 만찬 초대손님으로 참석해 “정당 공천을 해야 한다고 속마음으로 생각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많이 있다”며 “실제로 정당 공천이 될 것인지, 되지 않을 것인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홍 사무총장은 “사실 공천을 하면 하는 대로 문제가 있고 하지 않으면 하지 않은 대로 문제가 있다”며 “정당 공천을 하지 않으면 정통성은 어디로 가고 당의 존립 근거가 어떻게 되느냐 이런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홍 사무총장은 또 북한 문제 해결에 있어서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 설정 문제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홍 사무총장은 “중국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는 특별한 관계가 아니라 일반적인 관계라는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다”며 “중국은 과거 김일성, 김정일과 가졌던 관계가 후진적이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고, 그 모습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사무총장은 “제가 보기에 김정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관계는 겉으로는 옛날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 같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상당히 관계가 엷어졌다”면서 “옛날처럼 특수한 관계가 아니라 일반적인 관계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신에 거기에 우리가 끼어들었다”며 “이번에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온 이유 중 하나는 이렇게 놔두다가는 북한보다 오히려 남한과 실질적인 교류를 더 많이 할 가능성이 있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홍 사무총장은 “군사적으로는 미국과 앞으로 계속 관계를 가져야 하고 또 경제적으로는 중국과 관계를 가져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딜레마가 아닌가 한다”면서 “어차피 중국은 바로 옆에 있고 무시할 수 없는 나라다”고 강조했다.
홍 사무총장은 “중국과는 동반성장해야 하고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나라이므로 중국과 좋은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먼저 특사를 보냈고, 권영세 전 의원이 주중대사로 간 것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과 굉장히 친한 사람이 왔다고 생각해 상당히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 사무총장은 이날 당 사무총장으로서의 고충을 토로하며 평가 받는 위치에 있는 지도자가 갖춰야 할 자세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홍 사무총장은 “오늘 (당 운영 전반에 관한 문제에 대해) 면담을 많이 해서 입이 아프다”면서 “아침 7시부터 매일 회의가 있어서 늦잠을 잘 수가 없다”고 말했다.
홍 사무총장은 “제가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이걸 해야 하고 저걸 해야 하고’ 이렇게 말했더니 마누라가 보약도 해주고 방울토마토도 주고 잘해준다”며 “왜 그러냐고 했더니 불쌍하다고 하더라. 비서가 저의 스케줄을 갖다주니 너무 빡빡해서 안경을 안쓰고는 볼 수가 없다고 하더라”라고 말하며 자신의 일과를 설명했다.
홍 사무총장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일하는데 왜 점수가 박할까 생각했다”면서 “평가에는 소통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홍 사무총장은 이어 “내가 뭘 한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일을 한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홍 사무총장은 “좋은 지도자들이 사람들을 대충 속이려고 하고 불리한 점을 보이지 않으려고 하면 그것이 나중에는 큰 일을 초래할 수 있게 된다”며 “평가를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신뢰를 받을 수 있게 정직해야 남들이 평가할 때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고, 바른 길로 가는 좋은 조언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사무총장은 이날 여러 가지 유머들을 섞어가며 대화에 임해 수강생들로부터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홍 사무총장은 “최근에 아들이 한강에 빠지면 사람들이 국회의원을 제일 먼저 꺼낸다고 하는데 왜 그런 줄 아느냐며 한강 오염 시키지 않으려고 그러는 것이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다 아는데 왜 모르냐고 하더라”며 “대한민국 사람들이 정치인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제15, 16대, 19대까지 3선인 홍 사무총장은 17~18대 8년간의 정치적 공백기 기간에 느꼈던 심경에 대해서도 밝혔다.
홍 사무총장은 “15대 때 국회에 들어와서 제가 두 번 떨어지고 19대에 들어와서 3선밖에 안됐다. 5선이 돼야 하는데 8년을 쉬었다”고 농담을 하며 “제가 8년 동안 쉬면서 정치는 보기가 싫었다”고 회상했다.
홍 사무총장은 “새누리당 입대 동기들은 지금 새누리당을 꽉 잡고 있다”며 “황우여 대표, 김문수 경기도지사, 홍준표 경남도지사, 김무성 정의화 의원 등 새누리당에서 뭘 좀 한다는 사람들은 모두 입대 동기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뉴스에 나와서 뭘 할 때마다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며 “잘 살펴보니까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 그것에 대한 불평불만이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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