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구의회 폐지 논의에 대한 우리의 입장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지방자치의 본질을 훼손하는
자치구의회 폐지 움직임을 강력히 규탄한다.”
지난 4월 13일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에서는 비공개 본회의를 열고 자치구의회 비효율로 행정비용이 낭비되고 있다는 이유로서울 및 6개 광역시의 구의회를 폐지하고 서울을 제외한 6개 광역시에서는 구청장을 관선으로 하는 내용의 지방자치제도 전면 개편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방자치시대 개막 이후 열악한 재정 여건 하에서도 지방자치단체들은 경쟁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노력에 최선을 기울이며 행정서비스 향상은 물론 환경개선을 통하여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여 왔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중앙정치권에서는 지방선거에서의 정당공천제 실시로 금권공천 등 정치부패는 물론 지방정치를 중앙정치에 확실히 예속시킴으로서 지방의회의 기능과 역할을 제한시켜왔다.
실상이 이러함에도 그동안 지방의 발전을 통하여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어왔으며 대의 민주주의의 표본이 되어온 자치구의회를 국민적 합의 없이 비공개로 진행된 밀실 회의에서 폐지 운운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며 이는 곧 민주주의 자체를 포기하겠다는 뜻으로 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
특별시와 광역시의 자치구가 폐지되면 당해지역 주민들은 다른 도의 주민들과 달리 기초지방의원에 대한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행사 할 수 없게 됨으로서 참정권 및 평등권 침해와 동시에 주민의 기본권을 제한한다는 측면에서 이는 위헌적 행위이며 지방자치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발상으로 민주주의의 크나큰 퇴보이자 손상이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의 이 같은 결정은 지난 21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이루어온 풀뿌리 민주주의 말살 정책의 표본이 될 것이며 지방자치 자체를 포기하고 다시 구시대의 중앙집권적 행태로의 회귀를 뜻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현재의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의 부정적인 여론은 대부분 잘못된 지방자치제도에 기인하고 있다. 차제에 지방자치 발전에 저해되는 잘못된 제도는 과감히 고쳐나가며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선진국들이 시행하고 있는 통합형 지방정부 기관구성 등 검증된 지방제도를 우리 실정에 맞게 도입하는 방향을 검토하는 등 제도개선으로 세계적, 시대적 요구인 지방자치를 발전시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우리는 나라의 격변기 속에서 30년간 중단되었던 지방자치를 풀뿌리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온 국민의 여망으로 우여곡절 끝에 재출범 발전시켜왔다. 이제 와서 다시 지방자치를 포기하는 우를 범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진정한 지방분권을 통한 지방자치 실현에 중앙정부 및 중앙정치권이 적극 앞장서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2년 4월 19일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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